Garden

나는 세상을 떠난 후 수목장을 하고싶다.

내가 죽어 나무를 베어 봉분을 만드는 것 보다

나무 한 그루 되는 것이 우리 자손들이 더 건강하게 사는 데 보탬이 될 것 같고

예전부터.....

누군가가 나에게 다시 태어났을 때 무엇이 되고싶냐고 묻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편안한 쉼터와 같은 나무 한 그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리 가문의 정원이다.

나는 죽어서 홀로 산기슭에 쓸쓸히 묻히기보다는,

나의 자손들이 자주 찾아와 이야기도 들려주고, 쉬기도 하고, 

답답하면 와서 속풀이도 하는... 그런 쉼터가 될 수 있는 곳에 묻히고 싶다.

우리 가족의 이름을 딴 정원을 하나 만들어서

그곳에 나의 나무, 나의 남편의 나무, 

그리고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우리 가족들의 나무를 하나하나 심어서...

그곳을 우리 가족이 쉴 수 있는...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싶다.

어쩌면 그것이,

나의 모든 꿈을 집약해주는 것이 아닌가ㅡ하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우리의 자손들이

-비단 나의 자손들만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고싶은 나의 바람이다..-

스스로 찾아오고 싶은,

명절 때만 억지로 찾아가는 곳이 아닌,

나의 평생의 보금자리가...

그런 따뜻한 곳이었으면 한다.

한 가지 욕심을 부려보자면....

오늘 성묘를 다녀와서 문득 든 생각인데...

남이 어떤 의식을 차려주기를 바라기 전에,

나 스스로 그러한 진심어린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 되자고,

억지로 찾아가는 사람이 아닌,

먼저 찾아가고픈...

그런 편안한 사람이고싶다.

살아서도,

죽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