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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대한 책임
하버드 사랑학 수업 (마리 루티) 본문
사랑"학 수업".
시중에 이런저런 연애 관련 서적은 많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學"이라며 수업을 한다는 것이 궁금하였다. 그러한 호기심과, 어떻게 하는 것이 잘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저자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이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성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피하라고 한다. 오히려,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잘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 잘 사랑받는 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인생에는 금전이나 직장, 성과 등 여러 다른 중요한 일들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인이든 가족이든 일정 테두리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내가 상대방을 내 마음에 받아들일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우선순위가 나 사진이 아니라, “우리”여야 한다는 것을. 무조건적인 “상대방”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나가는 관계이기에 “함께”라는 것에 가치가 있어야만 오래도록 지속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만큼 나도, 상대방도, 서로를 받아들이고 보듬어 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하는 것 같다.
상대방이 떠나갈 때도, 이 책에서는 “애도”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가서 슬픈 것인지, 그 슬픈 상황을 슬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잘 떠나보내고 나면 더 단단해져 있기를. 사랑을 하고 끝을 맺는다는 것은, 참으로도 경이로운 경험이며 평생의 숙제로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있는 사람들이 말을 하기를, 이 아이가 없었다면 몰랐을 행복들. 연애도, 사랑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혼자 있을 때보다 마냥 편하고 좋을 수만은 없겠지만 그 안에서 만들어나가는 관계에서 느끼는 행복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소중한 관계이기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인생의 숙제는, 그것이 사람이 되었든 일이 되었든 내가 무엇을 사랑해야 할 것인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감정적으로 힘을 쏟고, 애착을 가지고(attached되어) 온 마음과 열정을 다 할 것이기에. 한정된 나의 자원으로는 전세계 모두를 사랑할 수도 없거니와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도 없기에.
나의 마음을 어느 곳에 준다는 것은 참으로도 고귀한 일이며, 그러기에 함부러 선택해서도 안 되는 것 같다. 우연찮게 알게 된 일에 흥미를 가지고 취업을 하고 평생을 일을 하듯, 우연찮게 알게 된 사람으로 인해 인생이 변하는 경험. 그렇다고 나에 대한 고민 없이 아무 일이나 닥치는 데로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충분한 고민과 반성을 통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내 마음에 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나도, 상대방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가 사랑을 함에 있어 상대를, 그를 넘어 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지 거울을 비춰주는 느낌이다. 오랜 기간 터널 속에 있었던 나에게 또렷하진 않더라도, 희미한 빛을 선사해 준 것 같아서, 작은 유리잔 속에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모래알들이 조금씩 가라앉은 듯한 기분이 든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한 번쯤 읽어보면 괜찮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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